BBVA의 사바델 인수 시도 스페인 내 반대 여론과 규제 문제로 불확실성 증가

스페인의 대형 은행인 BBVA가 경쟁 은행인 사바델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사바델의 CEO인 세사르 곤살레스 부에노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BBVA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스페인 내 강한 부정적 여론과 인수 실패 가능성으로 인해 거래가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BBVA는 두 은행을 하나의 기업 아래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 경우 인수를 통해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에노 CEO는 지적했다.

현재 스페인의 경쟁 당국인 CNMC(Comisión Nacional de los Mercados y la Competencia)는 BBVA의 사바델 인수에 대한 2단계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경쟁 당국은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할 때 구조적 요소와 행동적 요소를 고려하는데, 부에노 CEO는 CNMC가 구조적 요소보다 행동적 요소를 중심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는 CNMC가 해당 거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BBVA의 CEO인 오누르 겐치는 3월 18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경쟁 당국이 몇 주 내로 인수 승인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하며, 거래 성사를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해결책을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BBVA가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스페인 시장 감독 기관인 CNMV(Comisión Nacional del Mercado de Valores)는 정부의 결정을 기다린 후 인수 전망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스페인 정부가 이번 거래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의 개입 가능성은 인수 성사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BVA가 사바델 인수를 추진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멕시코와 터키 등 신흥 시장에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다. BBVA는 스페인 내 입지를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신흥 시장에서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오누르 겐치 CEO는 특히 터키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향후 2-3년 내에 25억-30억 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BBVA가 신흥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쟁 당국의 승인뿐만 아니라 정부의 입장 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바델을 비롯한 스페인 내 일부 은행과 관계자들은 BBVA의 적대적 인수 시도가 금융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정치적 요인 역시 이번 거래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BBVA의 사바델 인수 시도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경쟁 당국과 정부의 결정이 향후 몇 주 내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